시간성: 일상 속의 문화유산
전통적으로 대한민국을 해외에 소개할 때 김치나 한복 같이 한국의 고유한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근현대에 들어서서 한국이 스마트폰, K-POP 등 일상 생활과 가까운 분야에서 성공한 사례들이 많아지면서 점차 이들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Samsung 스마트폰, 싸이, BTS, 그리고 블랙핑크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은 한국인으로서 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가지기에 충분한 성과였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의 이면에는 한국사회가 꾸준하게 가졌던 어두운 면이 있었다. 통계청에서 공개한 “국민 삶의 질 2022”과 “2021년 사망원인통계 결과” 에 따르면 대한민국이 OECD 38개국 중 삶의 만족도 36위와 연령표준화 자살률 1위를 기록했다. 이렇게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불행에 대해서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남들보다 성공하고 싶어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끊임없이 경쟁하고 노력해야 하는 환경이 그 주요 원인임에 부정하는 사람은 많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현대에 이렇게 지속적인 경쟁과 노력을 하는 사람들은 신자유주의의 자기계발 주체로부터 파생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어떻게 이러한 한국사회의 양상이 생겨난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다. 김학선 작가의 “24시간 시대의 탄생” 은 1980년대의 시간정치를 기반으로 신자유주의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책소개를 보고 현대인들이 바쁜 이유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같아 책을 들게 되었다.
김학선 저자는 책을 관통하면서 신자유주의의 자기계발 주체의 형성이 철저히 정치적 필요로 인해서 국민의 시간을 조절하려고 하는 신군부 정권의 국가적 차원의 목적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전달한다. 그 결과로 인해 근대 대한민국 사회는 소위 “24시간 시대”에 돌입하여 국민의 시간을 국가적 관점에서 사회적 자원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생겨나면서 남이 가진 시간을 돈으로 많이 사는 계층과, 자신이 가진 시간을 돈으로 많이 환산하는 계층이 나누어졌다고 이야기한다. 이 때 전자의 계층은 한국사회의 극소수를 구성하고 있지만, 후자의 계층이 한국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시간에 압박을 받으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책에서는 이 결과로 이어지는 원인이 되는, 1980년대의 신군부 정권이 정치적으로 취한 조치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고 이들 각각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일상과 모습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하나씩 조명한다.
가장 먼저 조명된 것은 야간통행금지제도이다. “24시간 시대의 탄생”이라는 책 제목에 걸맞게 전통적인 한국사회에서는 24시간을 전부 활용하기 어려웠다. 조선시대 때부터 내려오던 전통 있는 국가 제도인 야간통행금지제도는 통치자의 편의에 따라서 폐지와 재시행을 반복해 왔지만, 일제강점기 이후로는 지역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꾸준히 시행되어 왔다. 이러한 야간통행금지제도는 국민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여러 반박 의견도 나왔지만, 치안과 방첩을 이유로 존속되어 왔는데, 1982년 1월 5일에 정식으로 폐지된다. 이는 명분적으로는 그 동안 국민들이 가지지 못했던 자율성을 회복했다는 의의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대외적인 목적이 강했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둔 상태에서 외부로 보여지는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위해서 이를 해제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며, 이러한 결단은 국제적인 이벤트의 성공적인 개최가 집권 명분이 약했던 신군부 정권에게 있어서 그 동안 대두되었던 수 많은 치안과 방첩의 논리보다 우선시 됨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다만 그 목적성이 어디에 있던간에 신군부 정권이 야간통행금지제도로를 폐지한 것은 그들이 행했던 개방정책 중 가장 시의적절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신군부 정권은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면서 국민에게는 자제와 자율의 역량을 가질 것을 당부했는데, 국민들은 새롭게 얻게 된 밤 시간의 자유를 정부의 생각과는 다르게 노동의 시간으로 사용하는 경향성을 보였다. 학생들은 입시를 위해, 노동자들은 임금을 위해, 기업은 이윤을 위해 각자 새로이 얻게 된 시간을 활용하기 시작했고, 이 변화가 “24시간 시대” 의 개막을 알렸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의 일상을 통제했던 것은 야간통행금지제도 뿐만이 아니었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시작된 여러가지 군사훈련들은 한국전쟁 이후 남북 간 유지되었던 냉전 상태에 기반하여 지속되어 왔고, 그 중 등화관제훈련은 해방 이후 잠시 중단되었지만, 이후 방공법시행령에 의해 재개되면서 적의 야간공습에 대한 대비 능력을 강화한다는 명목 아래에서 1980년대에 강화된다. 이는 곧 국민이 군사훈련에 동원되는 시간이 증가함을 의미했고, 국민들은 이로 인해 일상 생활 속에서 많은 불편을 겪게 되었다. 이 때문에, 등화관제훈련의 시행 의의 자체는 좋았지만, 그 현실은 바람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본적으로는 군, 관, 민이 자율성을 가지고 진행하는 합동 훈련인데,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다가 갑자기 멈추어 버리는 일상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던 국민들이 많았기에 합동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관에 의해 강제적인 소등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양상은 신군부 정권이 내세웠던 “자율”이라는 키워드에도 모순되는 개념이었고, 야간통행금지제도로 획득한 시간성과 더해져 사회적 시간의 이중적인 구조를 보여주었다. 때문에 등화관제 훈련은 신군부 정권 시기에 시간이 지나가면서 그 모순성이 강조되며 1986년 이후 폐지된다. 비단 군사훈련 뿐만이 아니라, 국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시간으로 대표되었던 국기하강식 또한 진행되는 1-2분의 시간동안 국민의 일상을 멈추었고, 신군부 정권이 대외적으로 표명했던 “자율”과 “개방화”에 큰 모순을 일으키며 1989년에 애국가 방송과 영화관에서의 애국가 상영과 함께 전적으로 폐지되어 대한민국 국민을 한 걸음 자율적인 주체로 바꾸었다.
앞선 국민들의 일상 변화는 전통적으로 유지되던 것들이 신군부 정권의 개방화와 맞지 않음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관의 변경에 따라 신군부 정권은 직접적으로 국민의 시간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했다. 전통적인 시간은 초자연적인 무언가, 혹은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는 관념이었다면 근대에는 이와는 다르게 시간을 인간이 사유한 하나의 자원으로 보는 관념이 자리잡았다. 1980년대에 들어서 이러한 생각을 국가적 관점에서 관리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생겼는데, 이것이 1981년부터 격년으로 시행되던 “국민생활시간조사”이다. 이 조사의 목적은 국가를 이루는 전체 구성원의 시간의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국가의 성장을 위한 방향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신군부 정권의 개방화에 따라 세계 많은 국가들과 나란히 경쟁할 수 있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국민들의 일상생활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반적인 국가 조사가 5년에 한 번씩 실시되는 것과 비교하면 2년마다 실시된 이 조사를 통해 당시에 국가가 얼마나 국민의 일상생활에 관여하여 국가적 성장을 꾀하고 싶은 것인지 엿볼 수 있다. 신군부 정권은 국가조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민의 시간자원은 충분히 다른 나라와 경쟁할 수준이라고 판단했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세부적으로 국민 일상시간을 조작하기 시작한다.
“국민생활시간조사”로 변경된 것 중 하나가 텔레비전 편성이었다. 신군부 정권에서 텔레비전은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여럿에게 시간에 대한 동시성을 부여하면서 정권 홍보나 정당성 확보에 사용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국가보위입법회 체제 아래에서 언론의 통폐합을 진행했고 세부적으로는 방송 공영화, 신문과 방송 겸영 금지, 신문 통폐합 등을 진행했다. 이러한 통폐합의 명분은 표먼적으로는 언론의 부패를 막기 위함 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언론을 통제하여 보다 쉽게 정권을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이렇게 공영화된 텔레비전 체제는 신군부 정권이 보다 쉽게 텔레비전 편성을 조정함으로써 국민들의 일상적인 시간에 개입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가정고교방송”은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명분 아래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강의를 내보낸 것이며, 이를 통해 수험생들은 물론, 수험생을 가족으로 둔 구성원까지 일상시간과 생활리듬을 바꿀 수 있었다. 해당 방송을 밤 시간 대에 송출함을 통해 이들의 수면시간을 늦추고, 학습시간을 늘리는 효과를 불러왔다. 또한 아침 정규방송을 편성하여 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뉴스 컨텐츠와 같은 방송을 챙겨보도록 유도하여 동일 시간대 기상재택자의 수를 늘리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컬러 방송이 정규화 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오락프로그램을 비롯한 프로야구 컨텐츠를 텔레비전을 통해 일상적이고 주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게 함으로써 국민의 일상시간과 생활리듬을 동시화하는 동시에 국민 결집을 시도했다. 비슷한 관점에서 텔레비전으로 동시간대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는 미디어 이벤트들도 그것을 공유한 사람과 연결되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여 개개인이 그들이 속한 국가를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생생하고 구체적인 개념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체전”, “국풍 81”, “독립기념관 건립성금 모금 이벤트”, “이산가족찾기” 생방송은 분열된 사회를 국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었던 대표적인 미디어 이벤트들이다.
앞서는 신군부 정권이 국민들의 일상 시간에 개입한 것들 중 성공한 것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하지만, 그들이 국민들에게 시행한 시간 개입 중 서머타임제는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꼽힌다. 서머타임제는 이승만 대통령 집권 시절에도 시행되던 제도였는데 박정희 정권 때 폐지되었다가 신군부 정권 때 에너지 절약에 효과적이며 찬성 여론이 높다는 이유로 재도입이 검토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후 신군부 정권은 1986년에 “표준시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며 미국이 일본에서 서머타임제를 실시한 이유와 비슷한 이유인 에너지 절약, 근면성 고취 등을 들어 서머타임제를 실시한다. 하지만, 취지와는 반대로 서머타임제를 실시한 이후로 국민들의 자유시간이 줄고, 업무시간이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했다. 이는 출근시간은 빨라졌는데 퇴근시간이 연장되었기 때문이며 실시된 이후로 야간통행금지제도의 폐지 보다 더욱 빠르게 국민의 일상 시간에 변화를 가져왔다. 많은 국민들은 이러한 변화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으며 반발이 일어났고, 실제로 서머타임제 실시 전인 1985년에 71%에 해당하는 실시 찬성률이 반대로 실시 후인 1988년 20.4%로 줄어들며 역전된 여론을 형성했다. 이렇게 국민들의 생활리듬과 매우 큰 차이를 보였던 서머타임제의 실시는 결국 통치자가 독자적으로 시간대를 변경하는 행위에 대한 옳고 그름을 논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상황이 심각해짐에도 서머타임제를 유지하는 정부의 태도로 인해 국민들은 이러한 변경이 미국의 서울올림픽 중계시간을 고려한 결정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이러한 변경이 단순히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전 국민의 희생을 강요한 것임이 밝혀졌다. 이후, 서머타임제는 서울올림픽의 폐막일 조금 뒤까지 유지되다가 폐지되며, 신군부 정권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국민의 일상 시간에 개입하다가 실패한 경우로 남게 된다.
앞선 예시에서 신군부 정권이 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서머타임제를 실시했던 것처럼 해당 정권은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시간정치로 1986년 추석의 연휴 지정을 들 수 있다. 서머타임제와 마찬가지로 대의적인 명분은 “추석절 연휴제 실시 검토”에서 국민적 화합 및 공감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고 민속문화의 계승을 위한 축제일로 발전시켜 국민 사기를 진작하는 등의 이유를 들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아시안게임의 전야제와 개막일을 포함한 나흘 간의 연휴를 형성하기 위함이었고 국민의 일상적인 시간을 정치적 관점에서 통제한 또 다른 예시가 되었다. 추석과 함께 대한민국의 가장 큰 명절로 취급받는 설날 또한 양력 1월 1일을 이미 국가적인 방침으로 새해 첫날로 지정한 상황에서 이중과세 논란을 피해 국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민속의 날” 이라는 명칭으로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것도 총선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적인 관점 실시된 것이었다. 물론 대외적으로는 이 또한 전통 민속문화를 계승 및 발전시키고 효경사상을 드높이기 위해라고 밝히고 있지만 앞선 사례들과 같이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다. 즉, 대한민국의 민족대명절이라고 불리는 설과 추석이 모두 신군부 정권의 시간정치로 인해 생겨난 산물인 것이다. 명절 뿐만 아니라 기념일에서도 시간정치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1980년대에 들어서 새롭게 재호명되어 기념일로 남게 된 주체로는 교원, 군인, 학생이 있다. 신군부 정권은 교원을 기념하기 위한 스승의 날을 지정하며 스승을 존경하는 사회적인 풍토를 조성하고 교권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상으로는 1980년대 당시 스승들은 개혁의 대상으로 호명된 것이며 다음 세대에게 현재 정권의 국가관을 교육하는 인물로 조명된 것이었다. 비슷하게 국군의 날은 국군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을 새로이 하여 국가 안보의식을 고취한다는 명목 하에 지정되었지만 국군의 위상과 전투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까지 포함한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학생의 날은 학생들의 독립정신을 기르기 위해서라는 목적으로 지정되었고, 스승과 마찬가지로 개혁의 대상으로 호명이 된 것이다. 이처럼 신군부 정권은 기념일의 지정에도 정치적인 목적을 담고 있었다.
이러한 내용을 끝으로 저자는 책을 마친다. 저자는 현대 사회 구성원들이 느끼는 시간에 대한 압박감이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가에 대한 답을 1980년대 시간 정치에서 찾았다. 그리고 단순히 바쁘게 살아가는 것 뿐만 아니라, 공휴일에 일을 하지 않고 쉬는 것, 기념일을 기념하는 것, 텔레비전으로 주어진 컨텐츠를 정해진 시간에 시청하는 것과 같이 대한민국 국민이 특별하게 신경 쓰지 않아도 행하는 행동양식 하나하나가 신군부 정권에서 목적성을 가지고 생겨난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그리고 이미 생겨난 이러한 행동양식은 모두가 하나같이 남들보다 성공하고 싶어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집단심성과 만나게 되면서 앞서 언급했던 불행한 한국을 만들고 있다. 시간자원의 양극화로 인해 다수가 불행해지는 한국사회를 벗어나기 위해서 저자의 말처럼 소수가 권위적으로 사회적인 시간을 소유하는 양상에서 벗어날 민주적인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저자는 단순히 현대 사회에서 잘 드러나는 문제점의 원인을 1980년대에서 찾고 이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을 넘어서 현대 사회에 존재하는 시간성이 앞서 제시한 1980년대가 이끌고 왔던 시간성 외에도 존재함을 덧붙이며 이러한 시간성들의 복원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이는 사회를 구성하는 국민 모두가 표면적으로 동일한 시간대를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의 시간정치 사상의 시간성이 현대 사회에 남아있는 것처럼 누군가의 목적 아래에서 다양한 주체들의 시간이 통제되고 관리되는 여러가지 시간성들이 아직 대한민국에 남아있고 이를 알아내는 것의 중요하다는 것으로 보인다. 저자의 생각에 비롯하면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삶을 구성하는 작은 하나하나가 어떠한 것에서 비롯되었는지를 파악하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야 말로 과거를 이해하고 현재를 대응하며 미래를 계획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2023년 한국사회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남들보다 성공하고 싶어하는 집단심성은 다양한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The Korea Times 의 한 기사에서 경제학자 Andy 는 동아시아에서 집을 마련하는 과정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동아시아인들은 이것을 주변인과 비교하려고 하며, 자녀의 성공이 곧 행복이어서 돈을 많이 써서 학원에 보냄에도 불구하고 결국 소수의 인원만이 성공을 볼 수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또한 CNBC 에 올라온 한국인들이 사치품의 가장 큰 소비자라는 기사에서는 대한민국에서의 외모와 경제적 성공은 다른 대부분의 국가들에 비해서 중요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양상들만 보아도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경제적으로 성공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지를 잘 알 수 있다. 이러한 기사들에서 지적하는 양상들에 대한 실제 사례는 대한민국 수능 응시자 통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1년 서울 소재 대학 신입생 중 35% 가 재수생이며 이는 2022년 이후 최대치이고 이러한 사례는 성공을 위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받는 대학을 잘 나오기 위해서 재수를 해가면서 노력하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 대한민국 사회에 만연한 성공에 대한 열망과 그로 인한 끊임없는 경쟁은 전체적인 국민 수준의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국민의 대다수가 불행하다는 단점 또한 가지고 있다. 이는 1980년대의 시간정치로 분명히 한국사회는 24시간 시대에 돌입하여 큰 성장을 이루었다고도 볼 수 있으면서도 분명히 현재 대다수의 대한민국 국민이 불행하다는 사실 자체는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한 사회의 양상의 문제점을 찾을 때 그 사회를 위로 거슬러올라가 어디서부터 그 문제점이 출발했는지 찾는 것은 현재의 상황을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1980년대 시간정치로부터 현대 사회의 문제점의 근원을 찾은 것 또한 그러한 의미에서 굉장히 좋은 접근이라고 생각하고, 해당 접근의 결과로 대한민국의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들이 크게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정권에 의해 자연스럽게 불행해졌을 수도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정치적인 관점에서 과거와 같은 경험을 했다는 사실을 대한민국 국민 개개인이 인지하고 앞으로 다가올 다양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자가 언급했듯이 하나의 시간성으로 현대 사회를 해석하는 것은 위험한 접근일 수도 있다. 현대 사회는 생각보다 다양한 여러 시대상이 겹쳐 존재하고 어떤 현상에 대한 문제점을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세부적인 복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마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복원하는 것과 같이 사회 구성원인 국민이 어떤 시점에 당면한 문제점을 과거로부터 찾아 깨달은 점을 후세에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선조들의 경험을 계승하여 미래에 맞이할 어려움들을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는 정신을 함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타나는 문화유산과 시간성의 공통점은 마치 시간성이 사회의 구성원의 행동 양상, 사례와 같은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문화유산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참고문헌
1.
김학선, 『24시간 시대의 탄생』, 창비, 2020
2.
통계개발원 경제사회통계연구실, 『국민 삶의 질 2022』, 통계청, 2023
3.
사회통계국 인구동향과, 『2021년 사망원인통계 결과』, 통계청, 2022
4.
김재경 (2023.06.16), Why are Koreans becoming more unhappy?, The Korea Times, https://www.koreatimes.co.kr/www/biz/2018/09/367_246483.html
5.
Lee Ying Shan (2023.06.16), South Koreans are the world’s biggest spenders on luxury goods, CNBC, https://www.cnbc.com/2023/01/13/south-koreans-are-the-worlds-biggest-spenders-on-luxury-goods.html
6.
장윤서 (2023.06.16), 지난해 인서울大 신입생 35%가 재수생 2002년 이후 최대,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39227#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