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또 7기를 마무리하며

태그
Geultto
포스팅 날짜
2022/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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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또 시작!

때는 2022년 4월 말 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저는 당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휴먼스케이프에서 산업기능요원 백엔드 개발자로서의 막바지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여유롭게 2022’ 가을학기 복학 전까지 의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대기업인 SK Hynix 에서 인턴도 해보았고, 스타트업에서도 개발자로 일해본 제가 해당 시점에 갈망하던 것은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가성비 없더라도 신선하고 재미있는” 무언가였습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학술분야의 연구가 이를 충족시켜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연구실인 SNU 3D Vision Lab 에서 졸업프로젝트를 할겸 연구를 체험해보고 싶었고, 감사하게도 글을 쓰는 지금 (2022.10.15) 해당 연구실에 졸업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연구실에서 받아줄지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 이것저것 찾다가, 같은 회사 개발자분으로부터 글또 7기를 모집한다는 사실을 전해듣게 되었습니다.
글또 (Geultto)? 글또는 “글쓰는 또라이가 세상을 바꾼다” 라는 어구의 줄임말인데, 글 쓰는 개발자의 모임입니다. “개발자” 라고 통칭하기는 하지만 대학생, 대학원생, 연구원 등 코딩을 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자신이 공부한 것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기도 하며 관심사가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새로운 스터디를 만들기도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글또 6기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해당 모집 기간이 제가 산업기능요원 훈련소에 다녀온 기간에 정확하게 포함이 되어 있어서 참여하지 못했던 안타까운 기억이 있었는데, 이걸 알고 있는 분께서 저에게 추천을 해주신 것이었습니다.
글또 7기 모집!
글을 꾸준히 쓰기는 했지만, 추천을 받을 당시 저는 생산적으로 살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나름의 핑계를 대자면…ㅎ 2년간 고생했던 복무 만료가 눈 앞에 보이기도 했고, 방학 시즌과 복학을 하게되면 다시금 바빠질테니 여유가 있을 때 조금 쉬어두자! 하는 마인드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편안함에 취해서 글또 지원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1.
지원한다고 무조건 합격하는 게 아니니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지원하자!
2.
지금까지 회사에 다니면서 받았던 긍정적인 자극들이 복무 만료 후 사라지면 다시금 나태한 삶을 살 수 있으니 꾸준하게 자극받을 수 있는 활동을 하자!
그렇게 글또에 지원을 하고 시간이 흘렀으나 합격통보가 오지 않아서 “아… 떨어졌나 보구나 ㅠ” 라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다시금 메일을 보내주신 글또 운영자 변성윤님 덕분에 누락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다행히도 합류를 할 수 있었고 2022.05 ~ 2022.10 까지 6개월간 진행되는 글또 7기 활동을 함께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되돌아보는 글또 7기

글또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저는 포부가 넘쳤습니다. 사실 글또 뿐만이 아니라, 뭐든 처음 시작하면 포부가 넘치는 것 같습니다 (머쓱,,,). 활동 시작에 앞서 예치금 10만원을 냈을 때 “다 돌려받을 수 있게 열심히 해야지” 라는 생각도 했고, 부득이한 이유로 패스가 2번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래도, 패스를 쓰지 않는게 진짜 멋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글또 7기를 마무리하는 글을 쓰는 지금은 음… 그 당시의 저를 한 대 때리고 싶네요!
첫 글을 보통 다짐글로 적으시는 분들이 계셨어서 처음에 저도 고민을 조금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왕 글또를 통해 공부하고 얻어가는 게 있으려면 최대한 나에게 도움이 되는 글쓰기를 많이 해야겠다- 는 생각이 들었고 첫 글부터 제가 들어간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관련 논문을 리뷰했습니다. 그렇게 논문리뷰 글로 첫 글또의 시작을 끊었고, 글또에서 작성할 글 계획은 리뷰 말고도 기존에 제가 해오던 다양한 컨텐츠 (ex. 라이브러리 소개, 토이 프로젝트) 등을 하려고 했으나 끝날 때까지 논문리뷰만 하게 되었습니다…
모아보니 글또 활동을 통해 작성한 글이 꽤 되는 것 같아도, 막상 세면 9 개 밖에 되지 않습니다. 총 12 개의 글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 쓰는 이 글을 포함하면 총 10 개의 글을 작성했고, 2 번은 패스를 사용했습니다. 첫 패스 사용은 갑작스럽게 생긴 일 때문에 계획이 틀어져서 물리적으로 어려웠는데 두 번째 패스 사용은 그냥 귀찮아서였던 것 같습니다. 막상 패스 0개가 되니까 가졌던 마음가짐을 그대로 가지고 두 번째 패스 사용 시점으로 돌아가면 안썼을 것 같은데 한 번 패스 쓰기 시작하니깐 두 번째는 쉽더라구요…
글또 7기를 전반적으로 되돌아보면 글쓰기는 가면 갈수록 현실에 부딪혀 힘들었지만 견디면서 목표를 관철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공부를 했고, 남는게 있어 뿌듯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글쓰기 이외에도 사실 네트워킹을 조금 해보고 싶었는데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지정해준 커피챗에 한 번 참여한 것 말고는 딱히 활동을 하지 않았고, 그냥 2주마다 열심히 공부한 걸 정리하고 공유하고 피드백 받아 발전하는데 그쳤던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사실 많이 아쉬워서 8기에 참여해서 고쳐보고 싶습니다.

글또 7기, 잘했던 점

사실 당연한 것을 잘했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성적으로 합리적인 행위는 아닐 수 있습니다. 다양한 곁가지 활동들과 부가적인 요소들이 있어도 글또의 본질은 글을 쓰고 공유하고 피드백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글또에 자원한 이상 이를 이뤄내는게 맞습니다. 제가 허용범위 (2번의 패스ㅠ) 안에서 모든 글을 작성했고, 무사히 마무리 지은 것은 이러한 관점에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한 것이긴 한데, 감성 한 스푼을 넣어 스스로에게 잘했다! 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칭찬이 제가 다음을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더라구요.
사실 글또의 글 제한은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본인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비슷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고, 그 분야나 크기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때문에 한 없이 간략하게 적더라도 사실 글또의 글 작성을 마무리하는데는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제가 개인적으로 노력하고 잘했다고 생각한 점은 제가 과거에 이 주제에 대해 몰랐을 때 이 글을 읽어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하려고 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배경지식이 아예 없다면 설명해야 할 부분이 끝없이 많습니다만, 대학 기초 전공 수준의 배경지식을 가정하고 그 이후부터는 내가 당연시 알고 있는 것들을 남들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작성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domain specific 한 정보들에 대한 설명을 친절하게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고, 이러한 부분들을 제 의도대로 많은 분들이 피드백에서 언급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글또 7기,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글의 설명에 대한 노력

글또 7기, 아쉬웠던 점

가장 아쉬운 점은 글또에서 제 부가적인 목표였던 네트워킹을 잘 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언뜻 보기에 대단하신 분들이 많이 계셨지만, 공부나 과제를 하고 남은 시간에 여유를 즐기는 시간만을 가지다 보니 여러 기회들이 있어도 우선순위에 밀렸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누군가를 만나면서 에너지를 얻고 여유를 즐기는 성격이 아니고 혼자 집에서 유튜브나 게임을 하면서 여유를 즐기는 성격이다 보니까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점이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글또 8기가 열린다면! 다음에는 다른 채널들에 들어가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네트워킹을 가볍게 시작해보거나 아예 스터디를 통해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면서 네트워킹을 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으로 아쉬웠던 점은 피드백을 잘 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피드백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모르는 부분을 배워가고 글 작성자에게도 유익할 조언들을 해주고 싶었는데, 막상 제 글에 집중하는 시간을 많이 쏟다보니 다른 분들이 작성하신 글에 시간을 많이 쏟기가 어려웠습니다. 특히나 현재 제가 가지고 있는 관심사랑 다르거나 글이 조금이라도 친절하지 않으면 피드백에 사용되는 시간이 부담스럽다고 생각이 들었고 유익한 피드백을 드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한 번 그렇게 피드백을 끝내도 글또를 끝낸 지금 기억에 남는 내용이 크게 없다는 점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8기가 열린다면 제가 공부한다는 마인드로, 가벼운 글쓰기를 통해 피드백할 글에 대해 러프하게 정리하고 공부한 것을 남겨보는 시도는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점은 즐겁게 글을 썼나? 는 질문에 자랑스럽게 “네!” 라고 대답할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글또 7기를 통해서 글을 작성하는 것을 취미로 만들고 싶었는데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제가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수단으로 남아있는 것 같고, 여유가 될 때 제 삶을 기록하는 사람이 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는 것은 언제나 신나는 과정이지만, 바쁜 일정에 맞추어 글을 써야한다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글또 7기를 진행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목표는 지금 생각해보면 말은 쉽지만 굉장히 어려운 것 같기도 해서… 이를 달성하는 순간 제가 대단한 사람이 되어있기를 바라면서 급하지 않게 매번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글또 7기를 마무리하며

글또 7기는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간 것 같습니다. 2주마다 글을 써내려갔을 뿐인데 벌써 시간이 지나 제가 산업기능요원 복무를 끝마치고 방학에 졸업프로젝트 연구를 마치고 현재 복학해서 중간고사 기간을 보내고 있어요. (사실 글을 쓰는 지금도… 할 일이 많아 힘듭니다ㅠ) 확실히 글또 덕분에 지난 제 6개월이 힘들지만 작은 의미를 하나 더 부여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고, 안했다면 나태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글또 8기가 열린다면 8기에도 참여하여 제가 꾸준하게 발전하길 바라고, 글또 7기에서 이루지 못한 것들도 한 번 이뤄내보려고 합니다. 그럼 남은 2022년과 제 7번째 학기도 화이팅입니다…!!